CREATIVE ISSUE

Subject : CCI의 재택근무 이야기 20-04-1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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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극복하는 CCI의 재택근무 이야기|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고자 많은 회사가 재택근무를 고민했고 결정했으며 각자의 스타일로 재택근무, 유연근무제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CCI는 작년 하반기부터 리모트 워크 업무 방식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리모트 워크란, 자신의 업무 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장소와 공간에서 자유롭게 일하는 방식입니다. 우리에게 낯선 업무 방식이다 보니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지난 3월 초 코로나19로 인해 전 직원이 모여 재택근무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결정 당시에는 1~2주하고 원래대로 돌아오겠지 했는데, 어느덧 1개월이 훌쩍 지났습니다. 재택근무 첫날에는 ‘일은 회사에서 해야지..’, ‘과연 집에서 일을 할 수 있을까?’하고 걱정이 앞섰는데, 이제는 화상 미팅, 보이스 미팅이 익숙해졌고 말하지 않아도 각자 쉬는 시간을 가지며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택근무에 적응하는 중입니다.
CCI 멤버들의 재택근무는 모습은 어떨까요? 4인 4색 재택근무 현장을 만나볼까요?
 
"첫번째 이야기. TERRY"
 
재택근무라니.. 세상에 나는 어려울 거야 하고 2주간은 온전히 실행하지 못하다가, FULL DAY로 재택근무를 시도하던 첫날, 밤 11시가 돼서야 (회사)일과 (집안)일이 끝나고 화장을 지울 수 있었다. 헉, 나 분명 칼퇴한거 같은데? 회사 칼퇴근과 동시에 집으로 출근해서, 오시던 도우미 아주머니 없이 집안일을 내가 고스란히 다 하려니, 이게 바로 그 집과 직장이 분리 안 된다는 그 재택근무의 현실이구나 싶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근무시간 중에는 일과 생활이 거의 완벽히 분리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다. Microsoft Teams의 비디오 채팅 기능을 거의 항시 켜고 있어, 화면으로 직원들 얼굴을 보고 있으니 업무시간 긴장도가 보통이 아닌데다, 덕분에 아이들도 나의 근무시간에는 절대 내 근처에서 옆에 앉아서 놀아달라거나 말을 시키지 않는다.
정확히 점심시간, 퇴근 시간 이후에만 엄마에게 무언가 요청할 수 있다는 걸 아이들이 확실히 인지하고 나니, 나의 근무시간에는 아이들 역시 긴장감 있게 계획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부가적인 장점도 찾을 수 있었다.
뭐 굳이 그렇게까지 하나 싶지만, 이 비디오 채팅은 나에게 그리고 내 가족에게 '난 일하고 있다고!'를 알리는 아주 좋은 강박적 감시기능이 있다. 하지만 직원들 입장은 다를 테니 재택근무가 길어지면 어떻게 하는 게 서로에게 효율적인지 의견을 받아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은 매일 든다.
 
 
온라인으로 일하는 세상이 온다더니 코로나19로 10년은 당겨진 느낌이다. 그리고 이렇게 모든 시스템이 이미 가능한 세상에 살고 있다니 참 멋진 세상이기도 하고 동시에 거부하고 싶기도 한 양가감정이 매 순간 나를 괴롭힌다.
우리 회사는 재택과 출근을 번갈아 하고 있는데, 회사에서 만나는 날은 나의 수다가 2배로 늘어나곤 한다. 내가 이렇게 많은 걸 공유하길 원하는지 새삼 깨닫는다. 어제 혼자 일하면서 있었던 소소한 일들을 공유하고 싶은 나의 오랜 직장생활 습관을 보면 난 역시 함께 같은 공간을 공유하며 일하기를 선호하는 그런 라떼 세대인가 보다.
그래도 참 좋다. 장소 상관없이 일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는 이런 오늘에, 내가 일을 하고 있고 또 함께 나눌 수 있는 직원들이 있다는 게. 역시 전쟁터에서도 삶은 계속된다더니, 코로나19에도 우리의 일과 삶은 전진하고 있나 보다.
 
 
"두번째 이야기, INYOUNG | 코로나19가 바꾼 나의 생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우울하게 만들었지만 우리 집만큼은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게 해준 것(?) 같다.
1.         드디어 신혼 느낌 폴폴
출퇴근 시간이 줄어든 만큼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결혼 2년만에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설거지 후에 산책을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봄이 이만큼 왔구나!’를 느끼게 되었다. (이 생활패턴이 언제까지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가족과 함께 일을 함으로써 서로 어떤 일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2.         지하철의 불쾌한 느낌
출근 시간에 사람들로 붐비는 버스, 지하철을 타본 사람들은 모두 알 것이다. 이제 막 출근했는데 집에 가고 싶은 그 느낌!! 재택근무를 하니 이 과정이 없어져서 피로함이 덜하다. 그 시간만큼 늦잠을 잘 수도 있고, 아니면 사과를 깎을 시간이 생겨 심리적으로도 물리적으로 참 여유로워졌다.

3.         집중하기 딱! 반대로 단점도 있다.
재택이 업무효율이 높을까? 스스로를 의심하며 업무 시간 내내 화상채팅을 on 시켜 놓자고 제안하고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어라?!? 은근 집중도 잘 되고 업무 처리 속도도 빠르다. 문제는 언제 쉬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상하게 화장실도 가고 싶지 않고, 목도 마르지 않고, 왠지 자리를 이탈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때문에 꼼짝하지 않고 일만 했다. 식탁 의자에 앉아 일해서 온몸이 찌뿌드드한데 언제 쉬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첫 재택근무 하고 어깨 근육이 잔뜩 뭉쳐 다음 날에는 시간을 정해 놓고 쉬자고 얘기했지만 쉽진 않았다.

 

4.         온종일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수다 떨 동료가 없어서 아쉽다. 자료 리서치 하면서 찾은 웃긴 짤을 공유하고 싶고 4~5시쯤 냉장고에서 바스락거리며 간식을 꺼내 오는 소리도 그리웠다. 우리 회사는 teams를 이용해서 화상채팅을 하고 있는데 재택근무가 익숙해지고 나서는 화상채팅으로 수다를 떨었다.

5.         베란다 텃밭으로 리프레시
재택근무, 커피는 집에 있는 커피머신으로, 점심도 집에서 해결, 저녁도 집에서 해결, 식료품은 SSG로.. 밖에 나갈 일이 없으니 관심에 없던 텃밭 가꾸기가 관심이 생겼다. 다 죽어가던 애플민트를 살려 키우는 중! 아침마다 얼마나 자랐나 체크하고 노트북을 켠다. 아래 사진은 재택근무 동안 잘 자라준 애플민트! 아무리 재택근무의 장점이 많더라도 어서 코로나19가 잡혀서 업무도 생활도 일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세번째 이야기, ESTHER"
 
8:00 am: 재택근무의 장점은 줄어든 이동시간만큼 취침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 평소보다 30분 늦게 일어나 여유롭게 아침도 먹고, 재택근무 준비를 시작한다.
9:30 am: Teams를 켜고 아침 출근 인사를 한다. 집 안에서 근무가 잘 되는 최적의 장소를 찾는데 2주 정도가 걸린 것 같다. 아침에 내린 커피 한잔과 함께 업무 시작!
10:00 am: 모든 팀원이 출근하고 업무 집중 시간이 되면 Teams의 기능 중 하나인 비디오를 켜고 근무를 시작한다. 격일 재택 근무 중이라 어제 보았지만 그래도 각자의 집에서 노트북을 통해 보는 얼굴은 또 반갑고 새롭다.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고 본격적으로 음소거 상태로 둔 채 업무를 시작한다.
12:00 pm: 점심시간. 재택근무의 가장 큰 단점은 점심시간일 것이다. 대표님과 팀원과 함께 논현 맛집을 찾아다니며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회사생활 중 가장 즐거운 시간 중 하나인데, 재택근무 중에는 그 낙이 없다. 집에 있는 재료로 점심을 준비하고 나 혼자 점심을 먹고 오후를 버티게 해 줄 커피를 사러 나갈 때만 잠시 콧바람을 쐰다.
13:00 pm: 다시 오후 근무 시작. 처음에는 집에서 근무가 될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효율적으로 운영이 된다. 아마 Teams나 카카오톡 등 다양한 tool 이 재택근무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 같다. 필요한 경우에는 화상 미팅을 하며, 내가 보고 있는 화면을 공유하며 이야기할 수 있어 편리하다.
16:00 pm: 살짝 졸리고 뻐근한 시간. 기분 좋아지는 노래를 틀어 놓고, 집이니 조금 더 편하게 일어나서 맘껏 스트레칭한다. 종일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기도 하고, 그간 당연하게 누린 것들 것 얼마나 소중했는지 많이 느끼게 된다.
18:30 pm: 퇴근 시간. 잠시 음소거 상태를 해제하고 오늘 업무 중 공유가 필요한 내용을 전달한 후 퇴근 인사를 한다. 처음에는 이 모든 것들이 어색한가 싶었지만, 어느새 적응되어서 자연스럽다. 출장 중이나 remote work가 필요한 경우 이렇게 근무를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19:00 pm: 업무를 마무리하며, 오늘 걸은 걸음이 총 240걸음이라는 아이폰의 알람이 울린다. 마음껏 걷고 운동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얼른 오기를 바라며,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힘을 써주고 있는 모두가 조금만 더 파이팅 할 수 있기를!!!

 
"네번째 이야기, KELLY"
 
재택근무라는 ‘뭔가 새로운 것’을 경험하면서 깨닫는 것들이 꽤 많다.
1)         연결과 공유
나 자신은 원래도 이런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지만 나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깨달아 가는 것 같다. 동료들과 연결된 느낌이 드는 안정감, 스스로의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감정을 고유하고 확인하고 싶은 욕구 같은 것들, 잡담의 소중함, 간식타임이나 눈인사 같은 사소한 것들의 의미.
처음 퐁당퐁당(화목) 재택근무를 시작한 주에 서로의 휴가가 겹쳐서 일주일을 모두 모일 기회가 없다가 월요일에 오랜만에 다 같이 모였을 땐 온종일 잡담하느라 작은 사무실이 떠들썩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날 이후에는 재택근무하는 날 아침에 화상통화를 시작할 때 적어도 5분, 10분은 그냥 아무 주제 없이 잡담하고 인사를 나누고 업무에 시작하는데, 그 5분 10분은 나머지 8시간을 활력 있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활력소인 것 같다.
2)         자율과 최상화
우리 직원들은 다들 꽤 감성적이고 스스로에 대해 잘 살피는 편인데(사실 이건 엄청난 능력^^) 재택을 시작하고 다들 자신에게 최선의 방법을 고민하고 찾아가며 공유하는 과정이 무척 재미있었다. 쉬는 시간에 대한 고민이나 공간적인 이동 없이 출근 모드로 전환하는 방법, 가족들의 방해를 방어하는 방법, 어느 공간이 가장 편안하고도 효율적일지, 어디에 앉아야 허리가 안 아플지, 재택이 주는 약간의 공허함을 채우는 법 등등.
1~2주 안에 각자의 고민과 어려움에 대해 시행착오를 거쳐 가면서 방법을 찾는다. 아무래도 자신의 공간이다 보니 불편함이나 어려움을 더 자연스럽게 얘기하고 바꿔가면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갔던 것 같다. 거꾸로... 회사는 너무 내 맘대로 한 것 같은데 직원들은 회사에서의 공간과 업무 방법이 과연 잘 맞는 걸까? 라는 생각도 한다.
훌륭한 직원들은 자율이라는 상황에 스스로 최선의 방법을 찾는 식으로 반응하는 것 같다.
3)         변화와 기회
앤드류그로브는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라는 책에서, 인텔이 최대의 위기를 극복하고 일본기업과의 경쟁에서 결국 이길 수 있었던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이메일의 등장과 변화된 비즈니스의 속도에 빠르게 적응했기 때문이라고 썼다. 80년대 무소불위의 경쟁력을 구가했던 일본의 기업들은 관리자와 직원들이 긴 테이블에 둘러앉아 있었다고 한다. 자신의 업무를 진행하다가도 필요하면 의견을 제시하고 공유할 수 있는 나름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서 상당히 신속한 정보공유의 방식을 이미 가지고 있었던 일본기업은 이메일의 도입에 관심이 적었고, 결국 이메일의 도입과 비즈니스의 스피드 향상이라는 변화의 수혜자는 정보시스템에서 비교 열위에 있었던 미국이었다고.
코로나가 가져온 이런저런 변화에도 수혜기업도 또는 도태되는 기업도 생길 텐데, 그 방법과 양상은 무척 다양할 것이고, 변화의 흐름을 읽는 눈과 현명하게 판단하는 머리도 필요하겠지만, 결국 변화를 기회로 보는 태도와 변화된 환경에서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면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가는 가겠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업무방식인 재택근무가 탄생했고, 일을 잘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면서 또 다른 분야의 경험치를 쌓는 계기가 되었으나 어서 코로나19가 종료되었으면 합니다.